글로벌 디자인 어워드 도전기

어떻게 하면 즐겁게 일할 수 있을까?

Apr 25, 2025

해당 콘텐츠는 LINE PRODUCT DESIGN Newsletter (On-LINE LETTER)의 일부 내용입니다.

 

 

INTERVIEWEE
박승준 [MUX Interactive Design], 배가람 [Main Product Design 1],
정승희 [Common UX], 이가인, 이현지 [Advanced UX 2], 남상은 [Design Relations]

매년 국제 디자인 공모전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는 비결은 무엇일까요? LINE Product Design 최근 기록을 보면 LINE Seasonal Effects로 2024 굿 디자인 어워드 본상을, LINE CMS(Content Management System)과 LYP Premium으로 2025 iF 디자인 어워드 본상을 수상했는데요. 만물이 소생하는 찬연한 봄을 닮은 이들을 만나 일과 삶에 긍정적인 모티베이션을 부여하는 방법과 공모전 참가 후일담을 들어봤습니다.

 

왼쪽부터 박승준, 배가람, 정승희, 이가인, 이현지 디자이너와 남상은 디자인 퍼실리테이터

먼저 수상 축하드립니다. Seasonal Effects 팀부터 얘길 나눠볼까요? 어떤 서비스인지 소개해주세요.

승준 : 크리스마스나 할로윈 같은 글로벌 이벤트, 국가별 특정 기념일, 사용자 생일 등에 맞춰 LINE 프로필 영역에 다양한 스타일의 애니메이션을 제공합니다. 이 기능은 홈 탭을 사용자 중심 공간으로 개선하는 과정에서 도입됐는데요. 사용자는 특별한 날을 의미 있게 기념하면서 LINE 서비스와 자연스럽게 가까워질 수 있습니다.

 

이걸 계기로 안부가 궁금했던 지인이나 가족들에게 연락할 수 있겠네요.

가람 : 맞아요.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각 이벤트마다 적합한 경로로 안내하고 있어요. Action Button을 통해 밸런타인데이에는 사랑하는 사람에게 선물을 보낼 수 있고, 위로나 추모가 필요한 순간에는 기부도 할 수 있죠. Seasonal Effects의 인터페이스와 플로우를 설계하면서 기존 요소들과의 시각적인 어우러짐, 앱 내 서비스가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부분에 신경을 많이 썼어요.

 

마음을 읽은 듯이 착착 이어지는 일련의 과정, 그 연결성이 정말 중요하죠?

가람 : 우리나라도 그렇지만 일본은 특히 기념일을 잘 챙기는 편이에요. 그래서인지 LINE Gift Shop과 연계한 이벤트들이 좋은 반응을 얻었어요. Home Access NPU(신규 구매 사용자)가 약 9배 상승했고, RPU(구매 이력이 없던 사용자의 구매 전환 수)가 3배 이상으로 증가하는 등 GMV(총 매출액)에 기여했다는 걸 데이터로 확인할 수 있었죠. 기억에 남는 이벤트를 꼽자면 Mother’s Day요. GMV 9억이라는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두었거든요!

시각적인 효과에 그치지 않고 LINE 플랫폼 내 콘텐츠, 서비스와 연결해 몰입감 있는 경험을 제공한다.

시선을 확 끄는 애니메이션은 어떤 식으로 작업하나요?

승준 : 직관적으로 어떤 이벤트인지 이해할 수 있으면서도 호기심과 궁금증에 눌러보게 되는 애니메이션이 뭘까 늘 고민합니다. 사용자에게 선물처럼 다가가고 싶거든요.

 

누르고 싶어 손가락이 근질근질하게 만드는?

승준 : 네. 그래서 오브젝트나 캐릭터의 움직임을 많이 찾아보고 세밀하게 연구합니다. 동물이나 사람의 경우 더더욱 꼼꼼하게 살펴봐요. 2023년 크리스마스는 선물을 가득 실은 산타와 루돌프 그래픽이었는데요. 여러 영상과 자료를 보면서 사슴이 어떻게 달리는지 하나하나 분석했던 기억이 납니다. 루돌프가 어색하게 달리면 전체 완성도가 확 떨어질 테니까요. 3번이나 재작업을 할 정도로 공을 많이 들였는데 결과적으로 자연스럽게 잘 나와서 만족스러웠어요. 가장 애착이 가는 작업물 중 하나예요.

새해, 연말, 생일, 각종 기념일이 되면 불쑥 건네는 선물처럼 나타나 뜻밖의 즐거움을 선사한다.

프로젝트에 대한 애정이 공모전 출품으로 이어졌다고 들었어요. 굿 디자인 어워드는 2차 실물 심사가 있잖아요. 어땠는지 궁금해요.

가람 : 정말, 정말, 정말 힘들었어요(웃음). 모니터를 포함해 여러 디바이스를 전부 들고 일본에 갔거든요. 그렇게 어렵게 현장에 도착해서 작품을 설치하는 것도 쉽지 않았지만, 다양한 출품작들을 눈으로 직접 볼 수 있어서 좋았어요.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했습니다.
승준 : 한여름이었는데 설치 공간에 에어컨이 없었습니다. 하하. 그래도 가람님이 물품 리스트부터 커뮤니케이션까지 모두 꼼꼼하게 챙겨 주신 덕분에 저희 부스는 가장 구성이 풍부하고 눈에 잘 띄는 공간이었어요.

 

진부한 표현이지만 고생 끝에 낙이 왔네요. 수상 소식을 들었던 날 기억나요?

가람 : Seasonal Effects는 프로덕트 디자인 뿐만 아니라 2D, 3D 그래픽 그리고 모션 디자이너 등 많은 분과 협업해서 만들고 있어요. 2024 굿 디자인 어워드 수상은 높은 완성도를 위해 모두가 고생한 결과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정말 기뻤어요. 같이 준비한 승준님과 팀워크도 너무 좋았고요. 잠깐, 저만 그렇게 느낀 거 아니죠? 으하하하.
승준 : 2022년부터 2025년 초까지 2년 넘게 작업을 하면서 다양한 데이터와 인사이트를 축적할 수 있었습니다. 결과물을 그냥 묻어두기엔 아깝다고 생각해서 출품했는데, 그간의 노력이 인정받은 느낌이라 더욱 뜻깊었어요. 입사 동기이자 오랜 시간 함께해 온 믿고 의지할 수 있는 가람님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것 같아요. 우리 앞으로도 함께해요.

LINE 임직원이 콘텐츠를 쉽게 생성하고, 수정하고, 퍼블리싱 할 수 있도록 설계한 LINE CMS

끈끈한 전우애가 느껴집니다(웃음). 이제 팀워크 하면 빼놓을 수 없는 CMS팀으로 넘어가볼게요. 간략하게 서비스 소개를 부탁드려요.

승희 : LINE 임직원을 위한, LINE 임직원에 의해 탄생한 사내용 콘텐츠 매니지먼트 시스템(Content Management System)입니다. 디자이너, 기획자, 개발자 등 모두가 코드에 대한 전문 지식 없이도 모듈형 템플릿으로 콘텐츠를 제작, 편집, 배포를 할 수 있도록 설계했어요. 미리 디자인된 템플릿을 조합하는 것만으로도 쉽고 일관성 있게 LINE 스타일의 콘텐츠를 만들 수 있습니다.

 

기존의 툴과 비교해 CMS만의 차별점은 무엇일까요?

가인 : 승희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템플릿을 활용하기 때문에 일관성을 유지하면서 빠르게 콘텐츠를 생성할 수 있다는 점이요. 퍼블리싱 프로세스 최적화로 운영자의 업무 부담은 줄어들고, 실수하는 상황도 방지해줍니다. 직관적인 레이어 패널 UX도 특징인데요. 콘텐츠 위계 구조를 한눈에 살펴보고, 자유롭게 레이어를 이동할 수 있습니다.

 

좋은 점수를 받은 부분이죠? 특징에 대해서 계속 이야기해주세요.

승희 : 단순히 내부 툴에 그치는 게 아니라, LINE 제품의 일환으로 개발된 시스템이에요. 그래서 디자인적으로도 LINE의 아이덴티티를 충실히 반영하고자 했어요. 예를 들어 Carousel, List와 같은 레이어 개념을 표현하기 위해 커스터마이징된 아이콘을 직접 디자인하는 등 버튼, 레이아웃, 인터랙션을 포함한 모든 UI 요소를 LINE 스타일에 맞춰서 제작했습니다. 시각적인 완성도와 더불어 일관성 있는 디자인 언어 안에서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입니다.
현지 : 덧붙이자면, 모듈 프리뷰 기능도 차별점이에요. 내가 만든 모듈이 다양한 글로벌 환경에서 어떻게 보이는지 예측할 수 있고 그걸 감안해서 제작할 수 있으니까요. LINE이 가지고 있는 글로벌 서비스 개발에 대한 노하우를 시스템화했다고 할까요(웃음).

CMS는 웹 사이트 제작 도구 Wix, Wordpress처럼 코딩 지식 없이도 손쉽게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있다.

이야기가 나왔으니 묻지 않을 수 없네요. 글로벌 사용자를 대상으로 하기에 특별히 신경 쓴 부분이 있나요?

승희 : 각각의 타깃 국가 언어에 최적화된 디자인 로컬라이제이션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어요. 단순히 다국어를 지원하는 게 아니라 언어별 특성을 반영한 폰트와 간격, UI 배치 등을 고려하며 작업했습니다. 그렇게 탄생한 기능이 '다국어 라이브러리'예요. 동일한 템플릿을 기반으로 여러 언어 버전을 쉽게 제작할 수 있어서 글로벌 사용자에게 일관되고 심리스한 UX 경험을 줄 수 있어요.

 

직접 사용하고 있는 동료들의 반응도 궁금하네요.

현지 : 직군에 구애받지 않고, 별도의 학습 없이, 누구나 바로 사용하는 툴이 될 수 있을까? 내내 고민하면서 작업했던 것 같아요. 예를 들어 콘텐츠를 정렬하는 옵션에 있는 ‘Space Around’, ‘Space Evenly’ 대신 아이콘을 넣어 시각적으로 바로 알아차릴 수 있게 한다든지, 디자인 속성값들의 이름이나 표시 방식을 직관적으로 바꾸고 그룹화했어요.
가인 : 콘텐츠를 관리하는 방식에 큰 변화를 준 시스템인 만큼 긍정적인 피드백을 많이 주셨어요. 자연스럽게 외부 평가도 받아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출품하게 됐어요!

 

생각보다 품이 많이 드는 걸로 알고 있는데, 어워드에 도전해 보니 어땠어요?

현지 : 디자이너라면 한 번쯤 ‘국제 디자인 어워드 수상’이라는 꿈을 꾸지 않을까 싶어요. 막연하게 생각하던 중에 파이팅 넘치는 가인님, 승희님의 제안으로 즐겁게 참여하게 됐습니다. 기억에 남는 건, 마감 마지막 주에 작업량이 몰려서 새벽에 온라인으로 만나서 작업했던 거요. 서로 야식은 뭘 먹는지 얘기하면서(웃음) 말 그대로 달렸거든요. ‘드디어 끝났다’ 외치고 잠깐 눈을 붙이고 일어났는데, 또 오타가 발견된 거 있죠? 하하하. 망연자실한 채로 다시 수정하고. 아무튼 웃겼어요.

지속적으로 LINE 임직원의 니즈를 파악하고, 그 니즈에 맞는 기능을 추가하고 있다.

목표했던 것처럼 독일 iF 디자인 어워드 2025에서 본상을 받았습니다. 기분이 어땠어요?

가인 : 내부 툴을 설계하는 프로젝트는 주목받기 어려운 경우가 많은데 CMS가 실제 사용자에게 가치를 제공하는 시스템이라는 걸 공식적으로 인정받아서 정말 기뻤습니다.
승희 : 올해 2월 도쿄에서 열린 워크숍에서 CMS 프로젝트를 만들어가고 있는 한국, 일본 동료들에게 수상 소식을 전했는데요. 진심으로 축하해주셨어요. 대외적인 인정도 의미 있지만, 저는 런칭부터 지금까지 CMS를 전담한 디자이너라서 그런지 가장 가까이에서 함께 고생한 동료들이 보내준 환호와 박수에 비할 게 없더라고요. 공모전 준비하는 동안 응원도 많이 해주셨고. 이런 부분이 일하는 원동력이 되는 것 같아요.

 

대화를 나누면서 올라퍼 엘리아슨의 말이 떠올랐어요. ‘경험은 일어나는 일이 아니라 만드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디자인 어워드 출품을 돕고 있는 퍼실리테이터 입장에서 한마디 덧붙인다면요?

상은 : 자신이 진행한 프로젝트가 어떤 디자인적 강점이 있으며, 저명한 디자이너들이 어떻게 생각하는지 평가받는다는 건 정말 큰 이점 같아요. 그랑프리, Best 100 등 좋은 성적을 낸 경우 독일, 일본 등 현지 시상식 참여를 지원하고 있기 때문에 세계적인 디자이너들과 교류할 수도 있고요. 무언가 새롭게 도전한다는 것이 쉽진 않지만 좋은 기회잖아요. 찾아온 기회를 잡고 즐기는 태도가 중요한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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