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이너는 AI를 어떻게 ‘진짜’ 도구로 길들이고 있을까요? 기꺼이 시행착오를 겪으며 발견한 가치를 나누었던 ‘Creative Share Vol.31 – 디자이너_AI_삽질한_썰.zip’에서 그 힌트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뜨거웠던 행사 현장의 뒷이야기를 각자의 자리에서 최고의 시너지를 고민했던 다섯 명의 담당자 목소리로 전해드립니다.

발표 시간이 5분이었던 이유 — 김다예 (행사 총괄)
우리끼리만 나누기 아쉬운 마음에 이번 Creative Share는 전사 구성원 모두가 즐길 수 있도록 준비해봤어요. 신청 버튼이 열리자마자 마감되는 걸 보면서 직군을 불문하고 ‘디자이너의 일하는 방식’에 대한 관심이 얼마나 높은지 새삼 느낄 수 있었습니다. 보내주신 기대에 응답하고 싶어 ‘디자이너만이 들려줄 수 있는 이야기’를 밀도 있게 담아내려고 노력했어요. 특히 사용 중인 AI 툴과 활용법, 노하우를 임팩트 있게 전하고자 [슬라이드 20장 & 발표 5분]으로 제한을 둔 이그나이트(Ignite) 방식을 처음 도입해봤습니다. 늘어짐 없이 짧고 굵게, 하지만 여운은 길게 남을 수 있도록요.
리허설 땐 "5분이 너무 짧아서 아쉽지 않을까?" 걱정하기도 했지만 오히려 그 아쉬움이 행사 이후 자발적인 대화와 만남으로 이어지는 도화선이 되더라고요. ‘짧은 시간 안에 실무 팁을 부담 없이 들을 수 있어 좋았다'라는 피드백이 많았는데요. 보석 같은 라이너들의 이야기를 발굴하고 서로에게 좋은 영향을 주고받는 과정을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AI를 ‘실무의 파트너’로 쓰는 디자이너를 찾아서 — 김진선 (발표자 섭외)
제가 생각하는 AI 시대의 디자이너는 시각적인 구현을 넘어 기획과 개발을 잇는 ‘Product Maker’에 가까워요. 한 번에 완벽한 정답을 내기보다 빠르게 가설을 세우고, 만들고, 수정하는 루프를 잘 돌려서 나만의 경쟁력을 키워가는 사람들이죠. 저는 그 루프를 계속 굴리는 연료가 바로 '삽질'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자신의 실험을 기꺼이 꺼내 보여주고 웃으면서 나눌 수 있는 분들을 찾아 나섰습니다. 한국은 물론 일본, 태국, 대만 등 글로벌 디자인 팀의 문을 두드렸어요. 이렇게 다양한 디자이너들이 멋진 시도를 하고 있다는 걸 꼭 알리고 싶었거든요.
사실 준비하면서 ‘다들 잘 활용하고 있을까?’ 하는 의문도 살짝 있었어요. AI가 라인 디자인에서 기대하는 ‘Perfect Quality’ 수준의 결과물을 만들기엔 아직 부족하기도 하고, 라인 디자이너들이 어필하기보다 묵묵히 결과물로 말하는 스타일이라서요. 그런데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회의록 정리부터 프로토타이핑, 리서치까지 AI를 실무 파트너로 녹여내고 계시더라고요. ‘아! 난 왜 저 생각을 못 했지?’ 감탄이 나올 정도로 말이죠. 이번 행사를 통해서 결국 디자이너가 AI에게 바라는 건 “나 대신 다 해줘”가 아니라 “내 아이디어를 더 빨리, 더 유연하게 실현해 줘”라는 걸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습니다.


왜 행사 이름에 ‘삽질’이 들어갔을까? — 노유리 (행사 기획 ・ 홍보)
AI가 만들어준 걸 그대로 쓰는 경우는 ‘0’에 수렴하잖아요. 그래서 두 부류로 나뉘는 것 같아요. ‘한 번 더 해볼까?’와 ‘나중에 하지 뭐’로요. AI 시대의 생존 전략은 ‘일단 써보는 것’이라는 데 말처럼 쉽지 않잖아요. 저처럼 정답이 없으면 이런저런 핑계를 대며 미루게 되는 분들을 타깃으로 잡고 이번 행사를 기획했습니다. ‘완벽 마스터’가 아니라 ‘실패하더라도 일단 해보는 용기’에 방점을 두고요.
행사 톤 앤 매너도 무게를 잡기보다는 누구나 편하게 즐길 수 있도록 타이틀부터 굿즈까지 키치한 감성을 듬뿍 담았습니다. 특히 AI를 써본 분들이라면 누구나 겪어봤을 당혹스러운 순간을 ‘땀 흘리며 삽질하는 캐릭터’로 그래픽팀 소정님이 귀엽게 표현해 주셨는데요. 덕분에 친근함이 배가 됐던 것 같아요. 사실 행사 주제에 맞게 AI를 활용해서 다채로운 삽 이미지를 생성해보기도 했는데요. 결국 키 비주얼로 채택되진 않았지만, 소정님은 이 흥미로운 테스트 과정을 행사에서 발표하기도 했답니다.


한국, 일본, 태국, 대만 디자이너가 한자리에 — 전유진 (통역 ・ 케이터링)
한국, 일본, 영어권 멤버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만큼 원활한 소통이 이루어지는 게 무엇보다 중요했어요. ‘AI 활용기’라는 생소한 주제를 통역사분들이 충분히 이해하실 수 있도록 사전에 자료를 공유하며 꼼꼼히 합을 맞췄는데요. 덕분에 글로벌 멤버들의 발표가 매끄럽게 전달될 수 있었어요. 글로벌이 함께하니 내용, 퀄리티, 분위기 모두 한층 풍성하더라고요. 개인적으로 AI 실험의 완성도가 높았던 Nakatani님의 ‘Beyond UI design’과 Natnaree님의 ‘AI as instant design review buddy’ 창의적인 시도가 기억에 남습니다.
발표 전 진행된 네트워킹 세션도 생생하게 떠오르는데요. 처음엔 다들 어색해하지 않을까 걱정했지만 알아서 자신의 삽질담을 풀어놓으며 화기애애하게 대화하는 모습에 저의 걱정은 기우였다는 걸 깨달았어요. 디자인 조직의 행사답게 눈과 입이 모두 즐거운 케이터링도 준비했는데 "하나만 고르기 너무 힘들어요!"라는 반응이 나와 보람을 톡톡히 느꼈습니다.



행사가 끝난 뒤 나눈 이야기 — 남상은 (송출 ・ 회고 미팅)
프로젝트가 끝나면 다 같이 모여 ‘회고 미팅’을 가집니다. 잘된 부분은 자산으로 남기고, 아쉬운 부분은 기회로 바꿀 방법을 고민하는 시간이죠. 이번 행사는 온・오프라인 글로벌 생중계로 진행된 만큼 예상치 못한 돌발 상황도 적지 않았어요. 그럼에도 당황할 법한 순간마다 각자의 자리에서 유연히 대처한 팀워크를 가장 인상적인 부분으로 모두 꼽았습니다. 서로에게 든든함을 느꼈다는 이야기도 자연스럽게 이어졌고요.
물론 발표 자료의 형식 차이로 인해 겪었던 어려움처럼 개선이 필요한 부분들도 여러 가지 발견했습니다. 이러한 시행착오들을 회고 미팅에서 솔직하게 꺼내놓고 개선 방안을 나누며, 다음 행사를 위한 더욱 단단한 밑거름을 마련할 수 있었어요. 우리는 다음에 더 잘 해낼 수 있다는 확신과 자신감도 얻었고요(웃음). 이번에 나눈 이야기들을 잘 녹여서 한층 더 알차고 즐거운 Creative Share로 곧 돌아올게요. 많이 관심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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